2018.06.12. [화]
“스타트업 기술 활용해 원도심 자생력 강화 고민”
알티비피 얼라이언스 김철우 대표
국제신문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본지 29면 | 2018년 06월 12일 화요일
- 영도 문화공간 ‘끄티’ 열고
- 도시재생 워크숍 주최 등
- 민간 주체로서 적극 참여
- 최근엔 봉산마을 재생사업 - 창업·문화기획 맡아 수행
지난달 31일 밤 9시 부산 영도구 청학동 해양로의 한 공장에서 부산항 대교를 배경으로 문화 축제가 열렸다. 영도의 옛 지명인 ‘절영(shadeless)’을 키워드로 한 오디오-비주얼 아트와 테크노 음악 공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은 늦은 밤 시간까지 몰려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행사를 연 사람은 김철우(44) 알티비피 얼라이언스 대표. 그는 최근 이 공장을 매입해 ‘끄티’라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행사는 끄티의 출발을 알리는 선포식인 셈이다. 앞으로도 정기적인 공연과 지역기반 브랜드 마켓을 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조선 경기 불황으로 해양로 인근 영세 조선 관련 업체들 가운데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어요. 이곳의 매력을 보존하면서 북항 재개발과 연계해 친수공간으로 개발한다면 시민들에게 생활의 활력을 되찾아줄 해양문화공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민간 주체로서 부산 영도 도시재생 사업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국해양대에서 알티비피 얼라이언스 주관으로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어반테크메이커스 워크숍을 열었다. 부산의 도시재생 사업에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접목하자는 취지로 부산시민, 예술가, 기업인, 스타트업 멤버들이 팀을 구성해 참가했다. 이런 워크숍을 민간 기업이 주최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대표는 “영도지역 조선 항만업의 쇠퇴와 기반 시설의 노후화를 보면서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도를 비롯한 부산 원도심에 활기를 다시 불어넣을 아이디어를 부산의 스타트업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알티비피(RTBP, Return To Busan Port)는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 사슬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통해 더 나은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지적 자본 중심의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2017년 기존 운영해오던 조선기자재 부품 제작·납품업에서 도시문화혁신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도시문화혁신 분야 활동으로는 지역과 소통하고 공간에 어울리는 행사를 기획해 더 나은 미래가치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를 진행한다. 알티비피에는 김 대표의 지원으로 도시농장 루프팜, 유휴공간 중개 플랫폼 등 5개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기술적 해법을 활용해 도시의 자생력을 되살리는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중앙대 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30대 초반에 고향인 부산 영도로 와 정착했다. “아버지가 대평동 물양장에서 선용품 가게를 하셨는데, 주변 보세창고 풍경을 보고 영도의 매력에 푹 빠져 정착하게 됐다”고 했다. 최근에는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에 선정된 봉래동 봉산마을의 재생 사업에서 민간주체로 창업과 문화 기획을 맡았다. “영도 인구가 감소하면서 공폐가가 많이 늘고 있어요. 공폐가를 활용한 도시 농업이나 문화 관광산업에 젊은 창업가들과 결혼 이주여성 등을 참여시킨다면 도시 활성화는 물론 경제성까지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 ‘프로젝트 매니저’라 일컫는 김 대표는 앞으로도 조선산업 폐자재 업사이클링, 기술과 예술의 접목을 위한 협업공간, 도심 옥상 농업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제 전공이 영화라서, 민관 협력을 유도해 도시의 특성에 맞는 판을 짜는 프로듀싱이 제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사랑하는 봉래동 창고부지와 청학동 해양로 등지가 멋진 기획과 만나 다양한 생각과 문화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합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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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 [“스타트업 기술 활용해 원도심 자생력 강화 고민"|2018.06.11.|19: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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